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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김경집




인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현대 한국 기독교의 현실.
카톨릭 신자인 저자는 성경적인 것이 무엇인지, 한국에서 기독교가 이렇게 비판받으면서도 내부적으론 비판을 허용치 않는 철옹성이 된 이유를 두고 인문학적인 고찰을 시도한다. 

저자의 한국 교회 비판은 역시 '전도 위주의 교리관' 에 먼저 집중하는데, 교회의 역할이 단순한 전도의 열정을 발산하는 게 아니라 사랑의 실천에 있다는 진리를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굉장히 공감가는 부분인데, 한국 교회 대부분이 성장에 촛점을 맞추고, 단순히 '믿는 것과 안 믿는 것'을 흑백논리처럼 구분해 천국 입장권을 파는 중세교회의 모습과 유사해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또한 한국 교회가 부유한 자들의 점유가 되고 있으며, 사회적 네트워크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즉 물적인 토대를 쌓기 위한 사교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현실을 두고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예수가 재림하면 가장 먼저 어디로 갈 것 같은가? 교회? 천만에! 나는 예수는 바로 해고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달동네에 재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베들레헴의 가장 누추한 마구간에서 태어난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최근 논란이 되는 '성직자의 정치 참여' '교회의 정치세력화' 등에 대한 저자의 비판 혹은 옹호 관점이 기독교 역사에 대한 분석과 함께 들어있기도 하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올해가 가기 전 이 책을 읽고 뼈저린 고찰과 반성의 기도를 올리길 권한다.

(201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