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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철학자의 여행법' 미셸 옹프레


정말 멋진 책. 여행을 당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 긴 설명보다는 요약을 하는 게 낫겠다.

- 왜 여행하는가?
"신은 카인을 저주하고서 그에게 영원히 떠돌아다니라는 형벌을 내린다. 방랑의 유래는 저주이며, 영원한 여행의 근원은 속죄이다. 사악한 그림자처럼 한 존재를 늘 따라다니는 결핍감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여행자들은 바로 보들레르가 소중히 여기던 카인의 후예들인 것이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즐겁고 창조적인 '여가시간'을 미끼로 문명이 요구하는 노동에 시간을 사용하길 거부하는 것이다"

- 여행에 대한 갈망
"여행에 대한 욕망은 현실과 지나치게 비슷하게 요약되어 있는 이런저런 이미지들보다 문학적인 혹은 시적인 환상을 통해 더욱 커질 수 있다"

- 관계의 여행
"떠나온 장소와 도착할 장소 사이에서, 물 위로 이동하거나 공중을 날거나 땅 위를 움직이는 이동 수단 안에서, 여행자들은 서로 무의미한 대화를 나누다가 예정된 시간 동안 형성된 공동체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이 마법과도 같은 기다림 속에서 여행은 이제 확실하게 시작된 것이다."

- 여행의 기억
"순간의 흔적은 단순히 여행에 대한 증거로 남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어느 정도 불멸하게 만든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흔적들, 예를 들면 넘쳐나는 사진들만큼 나쁜 것도 없다. 이것은 마치 자신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징표를 오직 사진 촬영으로 축소시킬 수 있는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카메라에 모든 것을 담으려는 현대 여행자들의 히스테리라고 할 수 있다"

- 여행의 본질
"관광객은 비교하고, 여행자는 분석한다"
"여행자는 끊임없이 탐색하고 찾지만, 관광객은 아무것도 찾지 않는다. 그 결과 관광객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 여행과 자아

"우리는 자아를 치유하기 위해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다. 자아에 더 익숙해지고 더 강해지고 더 잘 느끼고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여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낯선 곳에 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낯선 사람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우리 자신의 가장 그늘진 부분과 가장 친밀해지고 가장 예민해지고 가장 가까워지게 된다."

(201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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