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 박애주의자의 오래 참은 한숨.
가끔 돌연히 튀어 나오는 오이디푸스적 발작.
체념에서 오는 평화에의 희구.
스스로 용서해 버리는 과감한 구원.
이 문제적 시인의 글은, 확 당기는 무언가가 확실히 존재한다.
보통 시집을 읽는데 소설보다 외려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인데,
류근의 이 시집은 그 멋스러운 찌질함에 쉽게 반하게 되어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을 거다.
삶의 가장 한가운데 있으면서 쉬이 지나쳐 버리고는 추억에서 꺼내며 통곡하게 되는 것. 그런 시어들.
그래서 전주 남문시장 한바닥 콩나물 국밥집에서 읽었다.
(20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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