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가 편혜영의 두 번째 장편.
국토의 서쪽 끝마을 산촌에서 불법 벌목을 하는 남자 넷은 숲을 통제하기 위해 산림관리원을 고용한다. 어느 날, 그 산림관리원은 사라지고 그를 찾으러 온 변호사 동생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남은 남자들. 이발소, 술집, 서점 주인의 관계와 과거가 밝혀지는데..
3장으로 이뤄진 이 소설은, 추리소설 같지만 다 읽고나면 존재의 반복성, 주체의 발견과 같은. 심오한 철학적 질문들이 난립하는 텍스트가 되어 있다. 소설의 주제의식이 잘 드러난다기 보다는, 작각 소설 속 개개 인물들의 캐릭터를 가지고 실험을 하는 듯하다. 철학소설에 가깝게 보인다. 소설의 전개방식과 공간의 구성은 매우 촘촘하고 세밀하다. 그러나 과도한 상징의 사용은 '평론가용 소설' 이라 칭할 수 밖에 없겠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그러나, 훌륭한 소설이다. 그리고, 누구에게 추천은 하지 못 할 것 같다.
# 언뜻 공간적 구성이나 인물들의 구도가 윤태호의 '이끼' 와 닮아보인다. 편혜영 소설가가 이끼의 영향을 받았을까 궁금하다.
(2013.8.4)
'소설 > 한국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vs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 (0) | 2013.12.23 |
---|---|
'굿바이 동물원' 강태식 (0) | 2013.12.23 |
정이현 장편 세권에 대한 이야기 (0) | 2013.12.23 |
2013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0) | 2013.12.23 |
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 '순이 삼촌' (0) | 2013.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