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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질문의 책' 파블로 네루다




정현종 선생님이 (심심풀이로!) 번역한 네루다의 말년 시집. 
죽음이 엄습해 오는 걸 안 네루다는 
동심으로 돌아가서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위트있는 질문을 던졌다. 
즐거운 회의주의, 혹은 만물에 대한 따뜻하고 즐거운 의문들이 
이 大시인의 순수한 마음 속에서 다채롭게 변화해 70여편의 싯구로 옮겨졌다.

수록된 것들 중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만 소개한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
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 
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
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201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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