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선생님이 (심심풀이로!) 번역한 네루다의 말년 시집.
죽음이 엄습해 오는 걸 안 네루다는
동심으로 돌아가서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위트있는 질문을 던졌다.
즐거운 회의주의, 혹은 만물에 대한 따뜻하고 즐거운 의문들이
이 大시인의 순수한 마음 속에서 다채롭게 변화해 70여편의 싯구로 옮겨졌다.
수록된 것들 중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만 소개한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
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
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
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201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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