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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삶을 위한 철학수업' 이진경




대학에 들어와서 수업교재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읽은 책은 학보사에서 필수도서로 지정해준 '철학과 굴뚝청소부' 였다. 그 저자 이진경씨가 수유+너머에서 연구활동을 계속 하고 계시고 많은 저작들을 내놓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그의 본명이 박태호였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허허..

이 책은 정밀한 철학적 논거에 따라 쓰여진 책은 아니다. 맑시즘에 완전히 동화되어 살던 저자가 감옥에 갔다오고 소련 붕괴에 충격받으며, 저술활동과 연구활동을 하는 와중에 상처받고 극복한, 삶의 이야기들을 철학적인 명제들과 함께 반죽해 대중강의용으로 정리한 글이다. 

이진경은 이 책에서 내 몸, 내 정신을 나의 것으로 온전히 만들어내는 '자유'는 어떤 삶의 방식을 체득함으로서 가능한지에 대해 설명하는데, 여기에는 고통마저도 사랑하고, 살아있음에 감복하는 실존주의적 생각도 들어있고, 선물이라는 교환가치의 특이성과 바라보면서 어떤방식의 선물이 인간의 사회성을 긍정적으로 형성시키는 지에 대한 생각도 들어있다. 다양한 삶 속의 가치들을 자신의 삶의 양태를 남김없이 공개하면서 풀어내는 데 있어서는 에세이적인 느낌도 강하게 든다. 

(2013.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