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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한국소설

'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새해 첫 책. 


현대문학상을 반납한 황정은의 책을 읽다. 

라디오 책다방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달리 소설은 굉장히 실험적이고 어수선하다.


어쩌면 소설이 아니라 서사를 강조한 '시' 같은 느낌을 주는 황정은의 언어들은

극한의 언어조작, 유희, 실험의 정신으로 달려간다.


내용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개발을 앞둔 시골 마을의 (소멸적 공간) 

아이들이 만나고 놀고 (성장 동화적 요소) 

사고를 치고 수습하는 (원초적 반복적 갈등) 

것이다.


그 와중에서 조금 과도하게 많은 신화적 요소를 투입하긴 했으나.

아버지에 대한 팔루스적 대체 요소의 투영

어머니에 대한 외디푸스 사상

어릴적부터 내재된 언어폭력에 대한 고찰 등 

세심한 영역에서의 심리 관찰이 돋보이며 

문체 자체가 리듬을 제대로 구현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노래를 부르듯 읽히는 텍스트라 형식적 재미를 찾아볼 수도 있는 것이다. 


길지 않을 뿐더러, 서사의 묵직함보다 

소설적 언어의 전위를 추구한 느낌이라 

한 문단씩 끊어가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