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 길지 않은 경력에도 벌써 두 번이나 영화화가 된 작품을 가지고 있는 소설가 김려령.
그녀를 평단에서는 '청소년용 작가' 라 불렀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청소년 문학' 의 선두주자 였던 김려령이 파격을 시도했다. 사실 내가 보기엔 김려령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소설 속 '폭력' 과 '섹스' 등의 하드코어한 주제들에 대해 탐구해 온 사람처럼 보인다. 그만큼 이 소설은 직선적이고, 거칠고, 섹시했다. 그리고 퇴폐적인 문장들이 역설적으로 아주 고상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물론 군데군데 불필요한 문장이 좀 거슬리게 배치되어 있다. (이것도 작가의 의도일까. 역량일까) 하지만 캐릭터의 흡입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도드라짐은 봐줄 만 하다.
주인공은 자살한 아내가 있는 유명 소설가. (46세 남성) 이 주인공의 독백으로 많이 채워지는 소설은, 여성 작가로서 굉장한 몰입이 필요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혹은 김려령이 중년 남성의 심리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을까. 이를 악물고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그리고 젊은 신인 여성 소설가와, 다른 후배 남자 소설가. 이 세 사람의 사랑과 갈등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그리고 이 셋은 모두 섹시하고, 저돌적이면서 담백하다.
김려령 스스로 편견, 혹은 그를 둘러싼 틀을 깨려고 했다면, 성공했다 평하고 싶다.
# 그런데 에필로그 부분은 없었으면 나았지 싶다. 소설의 완성도를 위해 사족을 붙이다가 '너무 친절해서 매력 없는 선생님'이 되어 버렸다.
(2013. 8.7)
'소설 > 한국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의 꽃' 김별아 (0) | 2013.12.23 |
---|---|
'리틀 시카고' 정한아 (0) | 2013.12.23 |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vs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 (0) | 2013.12.23 |
'굿바이 동물원' 강태식 (0) | 2013.12.23 |
'서쪽 숲에 갔다' 편혜영 (0) | 2013.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