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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여자' 엘프리데 옐리네크 미하엘 하네케의 영화 '피아니스트' 원작소설.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오스트리아 소설가로, 200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본인은 페미니스트라 주장하지만, 그를 반대하는 이들에게는 反페미니스트라 공격당하기도 하며 과도하게 외설적인 문체로 (외설과 예술의 차이란!) 논란을 불러 일으키지만 그것 역시 포르노적인 남근중심 세계관에 대한 저항이라 읽히기도 하는, 여러 부분에서 이중적인 면모를 보인다 평가받는 작가. 소설에 등장하는 두 중심인물, 30대 후반의 비엔나 음악원 피아노 선생인 에리카, 그리고 공대출신 젊은 제자 클레머 역시 그런 이중적인 내면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다. 노모를 모시고 살며 어머니에게 갇힌 존재로 살아가는 에리카는 (번역자 이병애 교수는 오히려 라캉의 팔루스(남근) 개념으로 이 관계를 .. 더보기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수수께끼 같은 소설의 제목, 너무 궁금했다. 그것이 작중 화자의 이모가 1984년, 사랑의 도피를 위해 피신해온 정방동 136-2 번지 단칸방의 함석지붕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였다니. 사월에는 낮은 미, 칠월에는 솔, 만일 그 남자의 아내가 오지 않았다면 십일월에는 높은 시까지 올라갔으리라 회상하는. (1984년에 세 살이었던 나는, 정방동 412-16에 살고 있었다. 기억은 아주 희미하나 사촌누나들이 나를 보러 매일같이 왔었고, 비새는 틈을 메우러 부모님이 동분서주할때 나는 푸른색 옷을 입고 장난감 말을 탔었다. 김연수 소설의 그 곳과는 지척인 그 곳.) 주인공인 이모가 그 남자와, 남자의 아내와 마지막으로 식사했고, 29년이 지난 후 남자의 아들과 다시 만나 과거를 회복하는 문제의 장소는 정방동 472.. 더보기
'크로이처 소나타' 톨스토이 9월쯤, 미디어룸에서 인사청문회 중계를 위해 국회방송을 틀어놨는데, 중간 휴식시간에 클래식 다큐를 틀어주더라. 바쁜 와중에 많이 듣던 선율이라 고개를 들어 보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문득, 톨스토이의 동명의 소설 (베토벤의 소나타를 모티브로 한) 을 여태 안 읽고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주문해 놓고서는 해가 다 가서야 읽게 되었다. 크로이처 소나타는 베토벤이 원래는 브리지타워라는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헌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첫 공연 후에 베토벤과 브리지타워가 술 마시다 싸웠고, 곧바로 크로이처에게 헌정하는 걸로 바꿨다고. 톨스토이는 이에, 크로이처 소나타가 정신을 어지럽히고, 흥분시키며 불륜을 이끌어내는 위험한 소나타로 생각하고 이 작품을 썼다고. 후에는 소설 때문에 도리어 크로이처 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