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와타야 리사는 일본의 젊은 소설가로, 최연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다. (나오키상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순수문학상으로, 올 초에는 만 75세 할머니가 수상해서 화제가 되기도..) 이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이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고등학생이 된 두 남녀 학생이 자신들도 모르는 풋풋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독창적이고 애틋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소설 속 남학생과 여학생의 공통점은 친구가 없다는 것. 남학생은 여자 연예인에 빠진 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 히키코모리고, 여학생은 달리는 것 하나는 기가 막히지만 친구 사귀는 재주가 없는 쑥맥. 그리고 이 둘이 만들어나가는 인연과 사랑, 키스와 어색함. 이런 언뜻 유치해 지기 쉬운 소재를, 대단한 성장소설로 만드는 작가의 재주가 눈에 들어온다. .. 더보기 '인스톨' 와타야 리사 와타야 리사의 데뷔작. 열 일곱에 쓴 소설이라고. 그런데 소재가 파격이다.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 안 나가고 방의 물건을 하나씩 버리는 열 일곱 여학생이 아파트 옆 동 초등학생 꼬마 남자애의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음란 채팅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아침에 교복을 입고 나가서, 꼬마의 집에 들어간 후 저녁에 꼬마가 오면 둘이 교대하는 것. 모든 걸 버리고픈 사춘기 여학생의 심리, 외로움을 어떻게 달랠 지 모르는 여전히 미성숙한 채팅남들의 심리, 세파에 지쳐 딸의 비행을 알면서도 아무 말 못하는 엄마의 심리를 세심하고 기술적으로 접합시킨다. 모든 걸 알고 있는 천재 꼬마의 마음속만 독자가 읽지 못한다는 게 독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지점. (2013.12.21) 더보기 '제주도 신화' '제주도 전설' 현용준 197~80년대에 출간된 제주도 신화/전설의 교과서적인 정리본. 저자는 제주대 교수로, 직접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제주 전역에 구전/문서로 내려오는 신화와 설화를 지역별로 / 유형별로 정리했다.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광범위한 작업이었겠다는 생각은 당연한 것이고, 선조들의 거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이처럼 귀중한 기록을 남겼다는 것은 제주도 문학/역사에 있어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것일게다. 제주도 신화와 전설의 특이점은 여장부 이야기가 많고, 바다에 관한 (특히 바다에 빠져 죽는) 스토리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 망부석과 비슷한 전설, 심청전과 유사한 설화도 제주화되어 존재하기도. 이 두 책은 한번 읽고 지날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파고들어가 보고, 분석해야 할 개인적인 과제..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