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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여전히 김애란은 기복이 심하다. 아니, 내가 김애란을 읽어나갈 때 기복이 심해진다. 굉장히 좋다가 어느 순간 배에 가스가 찬 듯 불편해지고 어지러워진다. 대단한 문장가임엔 분명한데 속이 더부룩해지는 기분. 이를테면 입에 넣자마자 굉장히 귀한 것이란 사실은 느껴지나 너무 다크한 99% 초콜릿을 씹는 기분.(2013.8.21) 더보기
'순례자' 파울로 코엘료 삶의 균형, 목표로 가는 길에서 저지르곤 하는 과도한 집착의 무용성, 안내자의 지혜와 용기를 존중, 신에 대한 경외심의 유지, 쾌락과 절제 사이의 합리적 조율, 억지스런 고행의 지양. 이런 덕목들이 가득 찬 '사색의 책' 그리고 역시 "걷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2013.8.21) 더보기
'능력자' 최민석 작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유머러스한 문체로 전개되는 소설은, 마치 몇 년 전 인터넷 게시판에서 필력을 자랑하던 이가 데뷔한 듯한 유쾌한 느낌. 주인공은 곤궁한 생활에 시달리며 야설을 써서 겨우 연명하고, 몰락한 정신병자인 전직 복싱 세계챔피언의 자서전을 쓰는 소설가. 눈물나게 키득거린 몇 부분 (눈물나려면 맥락이 중요하다!) "네가 야설을 쓰게 될 것은 창세 이전부터 정해진 일이다" '소설에는 단 한가지 문제점밖에 없었다. 취재에만 5년이 걸린다....이런 식으로 위대한 문학가의 탄생은 점차 미뤄지는 것이다' '본시 명작과 위대한 서사는 모두 긴 법이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정말 빵 터져버렸다. '나는 이 소설이 내 정신적 자위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 점에서 그저 나를 위로하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