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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오규원 여행 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읽은 시집. 계속해서 오규원이 시도하는 시상은, '대조' 였다. 안과 밖 시와 시 외의 것, 남자와 여자, 희망과 절망 그런 대조의 과정을 반복해, 쪼개지고 정제된 고운 알맹이를 내놓는 것. 그리고 그런 먼지들이 결국 분자화되어 동일해진다는 걸 밝혀내는 것. 그런게 오규원의 시였다. 주목받는 삶? 그런 건 어떻게든 좋다. 본질은 같다.(2013.11.1) 더보기
'그 여름의 끝' 이성복 우아하지는 않지만 삶의 거대한 관조가 있다. 이성복의 시는, 고통 괴로움 슬픔에 대한 따뜻한 순응이다. 자신이 받은 고통에 대한 순응은, 굉장히 실존적이며 삶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깃들어 있는 자세다.(2013.11.1) 더보기
'상처적 체질' 류근 우주적 박애주의자의 오래 참은 한숨. 가끔 돌연히 튀어 나오는 오이디푸스적 발작. 체념에서 오는 평화에의 희구. 스스로 용서해 버리는 과감한 구원. 이 문제적 시인의 글은, 확 당기는 무언가가 확실히 존재한다. 보통 시집을 읽는데 소설보다 외려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인데, 류근의 이 시집은 그 멋스러운 찌질함에 쉽게 반하게 되어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을 거다. 삶의 가장 한가운데 있으면서 쉬이 지나쳐 버리고는 추억에서 꺼내며 통곡하게 되는 것. 그런 시어들. 그래서 전주 남문시장 한바닥 콩나물 국밥집에서 읽었다.(2013.11.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