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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프랑스식 서재' 김남주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선배(?) 중 한 분인 김남주. 이 분 덕분에 아멜리 노통을 접했고 프랑수아즈 사강을 만났다. 특히 아멜리 노통의 '오후 네시' 에는 짧은 글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독특한 경험과 쓰라렸지만 소중한 추억들이 방울방울 묻어있는데 그저 웃음이 나올 뿐. 이 책은 김남주씨가 번역한 책들의 역자해설을 모아놓은 것이다. 역자해설만으로도 훌륭한 하나의 인생 에세이가 된다니, 이 또한 얼마나 고뇌어리고 치열했지만 행복한 삶인가.(2013.7.13) 더보기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홍명희 집에 뒹굴던 살림지식총서 한권을 예비군훈련에 가져가서 읽다.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질료적 상상력의 세계를 탐하다니. 모순적인 장면일세. 바슐라르는 본디, '객관성' 을 탐구하던 철학자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객관적 정신분석 과정 속에서 그와 정 반대인 '주관성'에 천착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절대적 객관이란 존재치 않으며, '자아와 외부의 상대성' 속에서 세계를 바라보며, 주관의 세계야말로 인간 정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에 겉으로 보이는 형태적 이미지 (image fomelle) 가 아니라 질료적 이미지 (image matérielle) 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을 예로 들면 그것의 사각형 이미지, 문자적 형태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책이 가지.. 더보기
'전락' 알베르 까뮈 올해 탄생 100주년 이라는 마일스톤에 다다른 까뮈 작품을 이제부터 다시 읽어보기 시작. 창비 번역판으로 접해봄. (창비 번역이 고집스런 면이 있어서 좋기도, 어렵기도 함) 까뮈는 '전락' 을 출판한 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부조리' 와 '반항' 의 사상이 이 소설의 주인공 끌라망스에 집약되어 나타나 있다. 속죄판사라는 부조리한 직업을 통해 이도저도 못하면서 궤변에 중독된 나약한 인간의 허무함을 그려낸다. 하지만 까뮈에게 이 허무함은 인간의 존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본질적 모순이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 모순에 반항하며 생을 지켜내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의연한 표정을 짓는, 당대의 이상향을 '전락'을 통해 완성해 낸 것이다.어쩌면 1956년에 펴낸 '전락'은 까뮈 문학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