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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와 왕국' 알베르 카뮈 카뮈가 노벨상을 받은 1957년에 출간된 단편소설집. 이 단편소설집에 실린 작품 여섯 편의 공통점은 모두 '알제리' 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뮈의 가장 유명한 소설 '이방인'도 알제리를 배경으로 쓴 것이다) 이 소설집은 카뮈의 말년에 이르러 조금 바뀐 소설작풍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 마치 환상소설과 같은 기묘한 세계관 (배교자) 을 보이기도 하고, 발자크의 '미지의 걸작' 의 연작소설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요나) 또한 프랑수아즈 사강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남녀간의 미묘한 감정선을 잘 표현한 작품 (간부姦婦) 도 있다. 그리고 여섯작품이 모두 알제리라는 공간적 공통성 외에는 유사한 점은 '대조적 인간들의 향연' 이라는 거다. 사실 어떤 대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50.. 더보기
'칼리굴라·오해' 알베르 카뮈 올해는 알베르카뮈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대학 이후 내 삶을 이끌어온 큰 스승같은 존재인 알베르 카뮈의 책들을 모두 다시 읽어보고 있다. '칼리굴라' 와 '오해' 는 카뮈가 직접 무대에 올리기 위해 쓴 희곡들로 이 역시 그의 철학 속 인간의 모습 - 삶이라는 구속에 저항하는 인간 - 을 그리고 있다. 이 희곡의 지문을 잘 읽다보면, 작가 카뮈의 모습도 그러하지만 연출가로서의 카뮈의 생각도 드러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대사 사이에 '이 장면이 계속되는 동안 줄곧 칼리굴라와 케소니아를 제외한 모든 배우들은 꼭두각시처럼 연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키우스는 창백해져 자리에서 일어서 있다' 와 같은 지시문이 나오고 있다. '꼭두각시처럼' '창백해져' 와 같이 배우들의 인위적 행동을 통해 드러날 수 없.. 더보기
'In the Plex' 스티븐 레비 와이어드의 필진 스티븐 레비가 지난 15년간 구글의 역사를 인물 중심으로 정리한 책. 읽는 내내 "우리는 왜?" 라는 생각만이 가득 했다. 이제는 구글도 세계 굴지의 대기업이 되어 있고 그들이 주창한 'Don't be evil' 의 슬로건이 무색해 졌지만 여전히 기계를 통한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아이러니한 명제에 도전하고 있고 끊임없이 창조적인 그 무언가를 이끌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시 한번 "우리는 왜?"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내 직업, 내 필드에 대한 고민과 좌절과 희망이 교차하게 하는, 깊은 독서.(2013.11.19)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