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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시카고' 정한아 출판사나 기자들의 리뷰는 이 소설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비견하는데, 솔직히 많이 과도한 칭찬이 아닌가 싶다. 인물들의 캐릭터는 불분명하고, 주인공인 12살의 '나'는 때로는 너무 어른같고 때론 너무 어려서, 일관성이 없다. 미군 기지 앞 창녀촌이라는 공간적 설정의 특이성에 눈길이 좀 갈뿐 그 외에는, 캐릭터-플롯-결말에 이르기까지 아무것도 호흡이 안 맞는 괴랄한 소설. 작가는 덜 성숙된 채 미완성 소설을 내놓은 게 분명하다. (2013.8.7) 더보기
'너를 봤어' 김려령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 길지 않은 경력에도 벌써 두 번이나 영화화가 된 작품을 가지고 있는 소설가 김려령. 그녀를 평단에서는 '청소년용 작가' 라 불렀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청소년 문학' 의 선두주자 였던 김려령이 파격을 시도했다. 사실 내가 보기엔 김려령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소설 속 '폭력' 과 '섹스' 등의 하드코어한 주제들에 대해 탐구해 온 사람처럼 보인다. 그만큼 이 소설은 직선적이고, 거칠고, 섹시했다. 그리고 퇴폐적인 문장들이 역설적으로 아주 고상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물론 군데군데 불필요한 문장이 좀 거슬리게 배치되어 있다. (이것도 작가의 의도일까. 역량일까) 하지만 캐릭터의 흡입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도드라짐은 봐줄 만 하다. 주인공은 자살한 아내가 있는 유명 소설가.. 더보기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vs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 김영하의 신간 '살인자의 기억법' 이 화제다. 그런데 아마 이 소설의 제목에서 벨기에 소설가 아멜리 노통의 '살인자의 건강법' 을 떠올린 독자들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김영하는 왜 이런 제목을 달았을까? 아멜리 노통의 소설과는 관계가 있을까? 관계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나? 궁금할 것이다. (혹시 나만 궁금한 건 아닐까..) 지난 10여년 동안 아멜리 노통의 소설을 좋아해 왔기에 약간의 책임감(?) 을 느끼며 두 소설 사이에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코드들을 파헤쳐 봤다. (김영하 소설가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짙게 드러나는, '살인자의 건강법'이 '살인자의 기억법' 과 대응되는 부분들을 보며, 나는 김영하 소설이 노통에 대한 오마쥬 혹은 리크리에이티브 텍스트라 확신한.. 더보기